역사 소비 시대, 정치 과잉의 시대에
역사의 상품화, 좌·우의 진영논리를 넘어
‘소통’과 ‘공감’으로 열어가는 한국사
이 시대가 원하는 역사서술이란 어떤 것인가?
두 역사학계 중진들이 이에 대한 답을 들려준다
역사물이 상품이 되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역사교육의 쟁점이 되고 있는 이때, 우리 역사학계의 중진이라 할 수 있는 고석규, 고영진 교수가 한국 통사에 대한 흥미진진한 역사서술과 당당한 비평을 함께 담은 책을 내놓았다. 지난 1996년 총 3권으로 기획된 『역사 속의 역사 읽기』를 대중에게 선보인 지 20년 만이다. 그간 우리 역사학계에는 수많은 연구 성과들이 쏟아져 나왔고 강산이 두 번 바 뀔 동안 우리 사회도 크게 달라졌다. 역사를 보는 눈 자체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두 저자는 지난 2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는 시간이 만들어낸 변화를 폭넓게 담아내기 위해 『역사 속의 역사 읽기』에 수록하지 못한 많은 내용들을 새로 써 넣었다. 무엇보다 역사 소비 시대와 국정화 교과서 시대에 ‘어떻게’ 우리 역사를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사에 이르는 한국 통사를 총 3권에 나누어 출간할 예정이며, 이번에 출간된 1권에는 역사를 보는 관점과 시대상을 담은 서장, 그리고 선사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의 우리 역사가 수록됐다.
무엇보다 이 책은 역사물이 상품화되고 소비, 흥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시대 대중의 기호에 맞춰, 역사를 읽는 재미를 주기 위해 애쓴 저자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저자들의 노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재미를 뛰어넘어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게끔 균형 잡힌 사고와 공감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식민지라는 현실하에서 전개된 미숙한 단계의 한국사 1.0 단계,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민족주의와 내재적 발전론을 앞세웠던 정치 과잉의 한국사 2.0 단계를 지나, 좌우의 진영논리를 넘어서는 균형 있는 시각으로 시대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한국사 3.0 단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 역사이며, 역사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이 시대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역사인식은 무엇인가에 대한 바람직한 답을 들고 나온 이 책은 역사를 ‘읽고’ 싶어 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고영진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석·박사를 마쳤고, 1995년부터 국립목포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초빙연구원, U. C. Berkeley 방문학자, 역사문화학회·인문콘텐츠학회 부회장 등을 거쳤다. 제6대 국립목포대학교 총장,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2014 자랑스런 서울대 사학인’으로 선정되었고 도시사학회 회장을 거쳐 지금은 호남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토대로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주제를 찾아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대중을 위한 한국사 서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많은 실적을 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 속의 역사 읽기》 1·2·3권(2인 공저, 풀빛, 1996), 《근대도시 목포의 역사·공간·문화》(2004, 서울대 출판부), 《21세기 한국학, 어떻게 할 것인가?》(공저, 한림대 한국학연구소, 푸른역사, 2005), 《새로운 한국사 길잡이》 上(공저, 한국사연구회 편, 지식산업사, 2008) 등이 있다.